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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영화 후기

[영화 리뷰] 명작을 식상하게, 신과함께-죄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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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에는 '신과함께-죄와벌'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네이버 웹툰이었던 '신과함께'가 영화화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환호했었습니다.

대한민국 만화상 길이남아도 좋을 것 같은 명작이었기에 이런 명작을 영화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기뻐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편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워낙 판타지적인 영화이기에 이런 화려함을 영화에 잘 녹일 수 있을까? 라는 우려도 있었고 또 다른 일각에선 이런 명작을 굳이 영화화라는 도박칩으로 걸 필요가 있냐? 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의견이 있었지만, 결국 이 모든 의견을 하나로 합치면 같은 말이 나옵니다.

'원작이 너무 뛰어나다'

결국 영화 '신과함께'의 가장 큰 숙제는 대한민국 역사상 길이 남을 명작으로 회자되는 원작 '신과함께'라는 거대한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느냐였습니다.

아니 원작을 뛰어넘는게 아니라 중턱까지만이라도 제대로 올라간다면, 수작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 것 입니다.


하지만 '신과함께' 라는 영화의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엄청난 비난이 쏟아집니다.

원작 '신과함께'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었던 진기한 변호사가 등장하지 않는다고 공개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원작과 영화버전에 어느정도 차별을 둘 필욘 있었지만, 원작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었던 존재를 빼버린 것은 팬들의 원성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영화 '신과함께'는 진기한 변호사의 역할과 강림도령의 역할을 합쳐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원작에선 진기한 변호사 혼자 김자홍을 데리고 가지만 영화에선 저승삼차사들이 직접 김자홍을 데리고 갑니다.

여기서 강림도령이 변호사와 악귀를 잡는 차사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면서 긴장감을 만들어내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또 하나 바뀐 건 김자홍이라는 캐릭터였습니다.

기존 '신과함께'의 김자홍은 나일 수도 있고 내 옆에 있는 친구일수도 있고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흔해빠진 직장인이었지만, 영화에선 살아있는 영웅이라고 부를 수 있는 소방관으로 바꿨습니다.

저는 소방관들을 정말 존경합니다.

때문에 숭고한 희생으로 저승에간 소방관이 결국 환생에 성공한다는 일종의 권선징악적 진행이 좋긴했습니다만, 내게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 특별한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스토리로 변해버렸다는 건 다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지나치게 산만하다는 것 역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화려한 그래픽과 속도감 넘치는 액션 등등이 문제가 아니라 A에서 진행되던 스토리가 갑작스럽게 B를 비춘다던가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던 스토리가 갑작스럽게 긴박해진다든가 아무런 복선이 없었던 일이 갑작이 벌어진다든가.

기본적으로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야한다는 걸 전제로 깔고진행되야겠지만, 그래도 '신과함께'의 스토리는 너무 갑작스럽고 산만해서 5분만 자리를 비우고 돌아와도 '쟤는 왜저래???'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관객들은 마치 내가 저승삼차사들에게 끌려가는 김자홍이 된듯한 느낌이 듭니다.
내가 지금 죽었다는 것조차 실감이 안나는데, '우와 귀인이다!! 우리 실적이야!!' '우리 믿고 따라와 알겠지??' '우리 말만 들어!!' '야 너 왜그래!!' 손잡고 같이 간다기보단 멱살잡힌채로 끌려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또한 제가 영화 '신과함께'에거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에게 최면을 겁니다.

울어

소방관들은 이런 일을 겪어 슬프지? 울어

말못하는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 슬프지? 울어

장애가 있는 엄마가 있는 가난한 집의 이야기는 슬프지? 울어

아이고 이런 집의 장남이 죽었는데 차남도 죽었네 슬프지? 울어

차남이 자신을 죽인 사람을 이렇게 용서하네 슬프지? 울어

엄마가 아들 찾는다고 저렇게 고생하네 슬프지? 울어

엄마가 고생하는 걸 아들이 보고 있어 슬프지? 울어

장남이 살고 싶어서 엄마를 죽이려고했어. 슬프지? 울어

엄마가 아들들을 모두 용서했어. 너무 감동적이지? 울어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영화는 관객들에게 눈물을 강요합니다.
게다가 한국사람이라면 울 수 밖에 없는 포인트라서 보고나면 눈이 퉁퉁부어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좋은 작품을 보고나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아닌 '당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는 자연스럽게 나오는 감동이 아닌 이 영화를 감동적인 영화로 만들기위해 관객들의 눈물포인트를 계속 때리는거죠.
심지어 글을 쓸 줄 아는 한국사람이라면 모두다 할 수 있는 저급한 포인트만 계속 노리면서 말이죠.

그래도 영화 '신과함께'가 볼만한 것은 우리나라의 CG 기술이 여기까지 발전했구나 라는 걸 알 수 있고 앞으로 등장할 판타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저승이라는 이질적인 공간을 이렇게까지 잘 표현했다는 건 정말 감탄스러운 수준입니다.

어릴적 영화관에서 본 '디워'의 그래픽을 생각해보면 '신과함께'의 그래픽은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수준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질 판타지 영화들이 기대됩니다.

영화 '신과함께'는 총 4부작까지 제작이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혹자는 이야기합니다.
영화 '신과함께'가 마블 시리즈와 같은 거대한 세계관을 만들 수도 있다고.

그리고 또 다른 혹자는 이야기합니다.

영화 '신과함께'는 그동안 한국 영화시장에선 사장되어 있던 동양 판타지의 부흥을 이끌 열쇠가 될 작품이라고.

그래서 저도 기대보려합니다.

영화 '신과함께'시리즈가 첫번째보다 나은 두번째를 두번째 보다 나은 세번째, 네번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말이죠.
(두번째 시리즈는 재미없다는 소문이 많긴하더라구요..)

그럼 본 포스팅 <[영화 리뷰] 명작을 식상하게, 신과함께-죄와벌>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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