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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애니메이션 후기

앙꼬 없는 찐빵 같았던 <슬램덩크 : 더 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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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은 거들 뿐' '불꽃 남자 정대만' 같은 주옥 같은 명대사들을 남긴 <슬램덩크>가 정말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극장판으로 말이죠.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긴 하지만, 극장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본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램덩크 : 더 퍼스트>를 극장에서 본 건 제가 너무나도 좋아했던 <슬램덩크>의 숨결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농구공을 튀기는 소리를 극장에서 들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단지 이 이유 때문에 <슬램덩크>에 아주 눈꼽 만큼의 관심도 없는 아내의 손을 끌고 <슬램덩크 : 더 퍼스트>를 보고왔습니다.

이 후기를 <팬들에겐 아쉬움을 처음 본 사람들에겐 물음표를 <슬램덩크 : 더 퍼스트>>를 통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본 포스팅엔 <슬램덩크 : 더 퍼스트> 스포일러가 듬뿍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3년에 이런 작화가 맞나..?

전 사실 <슬램덩크 : 더 퍼스트>를 보러가는 걸 살짝 고민했었습니다.
순전히 이 작화 때문에요.
분명 뭔가 의도가 있을 것 같긴한데, 2023년에 이런 작화로 작품이 만들어져 나오는 게 맞나?? 싶은 수준의 작화 때문에 '괜히 내 추억만 버리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실사 같은 대단한 무언가를 바랐던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론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라기 보단 게임 컷씬 같은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만약 위 스샷을 보여주면서 "<슬램덩크> 게임이 나왔대" 라며 이야기했을 때 "이거 애니메이션 한장면 아냐?" 라고 말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아마 대부분 게임 속 한 장면이구나 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정도로 <슬램덩크 : 더 퍼스트>의 작화는 허접했고 그래서 아쉬웠습니다.

송태섭이 주인공..?

전 일부러 <슬램덩크 : 더 퍼스트> 관련 정보를 안찾아보고 갔습니다.
커뮤니티들에서 <슬램덩크 : 더 퍼스트>의 스샷들을 보긴 했지만, 스토리적 내용은 전혀 모르고 갔습니다.

그래서 <슬램덩크 : 더 퍼스트>의 주인공이 '송태섭' 이라는 게 정말 놀랍고 또 신기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송태섭은 북산 5인조에서 가장 임팩트가 떨어지는 인물입니다.

작품 내에 직접 언급되듯 도내 2~3위도 애매한 송태섭이기에 강백호, 정대만, 서태웅, 채치수 같은 다른 인물들에 비해 임팩트가 약했거든요.
때문에 작품 내 활약도 상대적으로 적었구요.

전 당연히 <슬램덩크 : 더 퍼스트>의 주인공은 강백호일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슬램덩크 : 더 퍼스트>를 보고 나왔을 땐 '왜 송태섭이 주인공인거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시 말해 왜 굳이 송태섭이 몇십년만에 돌아온 <슬램덩크>의 주인공이어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했다는 것 입니다.
<슬램덩크 : 더 퍼스트>을 다 보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구요.

강백호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울 거라면 차라리 정대만 혹은 서태운 아니면 채치수가 좋았을 것 같습니다.
송태섭이 아닌 다른 캐릭터라면 누구든 괜찮았을 것 같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송태섭이 주인공이 됐고 그의 이야기엔 매력이 없었고 너무 어두웠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슬램덩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겐 <슬램덩크>라는 작품 자체에 허들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내가 <슬램덩크 : 더 퍼스트>를 딱 보고 나오면서 그러더라구요.

"원작도 이렇게 어두운 이야기야?"라구요.

원작의 파이팅 넘치는 분위기를 너무나도 사랑했던 저에겐 너무 아쉬운 후기였습니다.

망쳐버린 명대사, 명장면

<슬램덩크>는 명장면, 명대사가 정말 많은 만화입니다.

특히 몇몇 대사는 <슬램덩크>라는 만화가 끝난지 30년이 다되어 가는 지금도 회자 되고 있는 수준이죠.
만약 <슬램덩크>의 작가가 작품속 명장면, 명대사로 저작권료를 받았다면 일본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되어 있었을 겁니다.

여하튼 그렇기 때문에 전 <슬램덩크:더 퍼스트>가 원작의 명장면, 명대사를 어떻게 표현했을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만화로 봐도 그렇게 쩌는데, 2023년의 기술로 만들어진다면 진짜 그 감동이 얼마나 대단할까...
진짜 그걸 보기 위해 <슬램덩크:더 퍼스트>를 봤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런데 <슬램덩크:더 퍼스트>엔 이 원작의 명장면, 명대사가 제대로 녹아있지 않습니다.

어떤 건 임팩트가 지나치게 없고 또 어떤 건 생략되었습니다.
아마 저 같은 원작 팬들은 <슬램덩크:더 퍼스트>의 이런 모습에 정말 어이가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전 <슬램덩크 : 더 퍼스트>를 앙꼬 빠진 찐빵 같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찐빵이라는 음식을 좋아했던 사람들에겐 아쉬움을, 찐빵이라는 음식을 처음 맛본 사람에겐 의문을 남긴 그런 수준이었던거죠.

혹자들은 이야기합니다.

"그래도 이정도면 잘 만든 거 아냐?" 라구요.

하지만 전 그런 분들께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약 30년 동안 사랑 받아 온 <슬램덩크> 였기 때문에 이정도 수준이면 안됐다구요.

그럼 본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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